- My Battery -/...끄적끄적 .. - _-

[스크랩] 입사 3년만에 공장장 승진

noon2dy 2007. 10. 11. 21:00

제목에 주인공은 제가 일하고 있는 곳에 존경하는 직원입니다.

 

 

송년회때 사장님께서 절 보고 세상에서 누구를 가장 존경하냐?고 물으셨을때

세이노선생님과 그 분이라고 대답을 하니 사장님께서 '세이노는 누군지 모르겠고

그 사람은 내 아들보다 어리지만 나도 존경하고 말이나 행동 함부로 하지 않는다' 고

하셨습니다.

 

우리 사장님 가끔 신문에도 나오고 지역에선 좋은 일도 많이 하시는 유명하고

존경받는 분입니다. 재산이 그 사람의 됨됨이를 다 보여주는건 아니지만 재산도

몇백억은 되니 대단한 분이고 그런 사장님이 존경한다는 말까지 하니 짐작이 되시는지요.

 

지금부터 글과 제가 보고 들었던걸 참고해서 적습니다.

 

 

그분이 입사한지 3년째 되는 2005년. 효율을 높이기 위해 기존 공장에서 분리되어 나온 새 공장에

공장장으로 사장님의 명으로 그 분이 공장장이 되었습니다. 내심 기대하고 있던 많은 분들의

불만이 나왔고 그 분이 훌륭하고 일 잘하는건 알았지만 그래도 이건 이해가 안간다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나이도 이제 서른에 3년밖에 안되었는데 하면서요.

 

그래도 사장님은 흠흠 하며 결정을 번복할 일은 없다. 될 사람이 되었다. 라고만 하시고

시간이 자꾸 지나니까 결국 사장님이 공장을 방문하셨을때 직원 몇이 사장님과 대화를 요청하고

그 분도 사장님께 이건 좀 아닌거 같다고 다시 생각해달라고 이야길 했습니다.

(전 옆에서 사장님 폭팔하실까봐 가슴이 조마조마. 사장님 별명이 불도저입니다)

 

그러다 결국 사장님이 폭팔하셔서 직원들을 공장 마당에 다 모이게 하고 직원 몇명을 불러서

그 분 차와 기숙사 방에 가서 세면도구 옷가지 같은거 빼고 싹 다 차에 실어 오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1시간 가까이를 전직원이 서서 기다리고 이런저런 짐을 실은 차가 들어왔습니다.

사장님이 차에 올라 이것저것 살펴보시다가 자전거 에서 뗀것 같은 그러니까 톱니바퀴에

체인이 감겨져 있고 페달 부분에 손잡이도 있고 긴 파이프도 연결된 희안한 물건을 들고

보여주면서 이게 뭔지 아는 사람 있냐고 했습니다.

 

그리곤 다 따라오라며 공장에 들어가서 그 분에게 그 정체불명의 물건을 주면서

'자네가 밤마다 공장에서 랜턴 켜놓고 이걸 가지고 뭘 했는지 사람들에게 보여줘봐' 라고

하셨습니다.

 

그 분이 우물쭈물 그걸 들고 기계에 가서는 그 체인을 기계에 걸더군요. 그리고는 그 긴 파이프를

페달을 밟는것 비슷하게 발을 움직이시는겁니다. 이해가 되시나요?

전기모터로 돌리는 기계를 그 분 발로 천천히 직접 돌리는거였습니다.

 

우리 공장 기계 40대가 일년에 한번씩은 꼭 문제가 생기고 그로 인해 큰 문제가 생긴 적도 있었고

금전적으로나 거래처와도 손해본적이 많았는데 요 몇년동안 점검하는건 똑같은데 공장 기계들이

별탈없이 돌아가는걸 눈치 챈 사람이 아무도 없나?

 

자네들 점심 먹고 운동하고 쉴때 저 사람 공장에서 기계 보는거 본 사람 아무도 없는가?

 

 

그리고 아까 그 분 차에 다시 가서 박스를 하나하나 열어 보여주시는데 정말 엄청난 량의

무언갈 쓰고 그린 A4용지와 노트. 그리고 수십권은 되어 보이는 책들.

(제가 유심히 살펴보니 일본어, 독일어?, 영어책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무슨 찰흙조각 같은게 가득 든 박스가 나왔는데 그 중에 하나를 부장님께 주면서

'자네 이게 무엇인거 같은가? 물어보고 부장님이 살펴보시더니 '머신 부품 금형'인거 같습니다

라고 했습니다.

 

정말 그 순간 작고 왜소해 보이는 그 분이 엄청나게 높은 산처럼 보였습니다.

 

결국 그 분이 공장장이 되는걸 못마땅해 하던 분들중에 한분이 나와서 사장님과 그 분께

미안하다고 하고 자네가 이렇게 훌륭한 사람인지 내가 미처 몰랐다며 하면서 끝이 났습니다.

 

회사에 국내외로 바이어가 뜨문뜨문 오면 늘 호텔이나 모텔 숙소 잡아주고 했는데

그 분이 공장장으로 계신 곳은 2년동안 놀라운 성과와 기술로 인해 작년부터는 해외바이어가

거의 살다시피 해서 회사에 그 분들을 위한 숙소와 편의를 위한 회화가 가능한 직원까지

구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회화는 어색하게 잘 안되지만 기계 명칭은 일어,독어,영어로 확실하게 설명하면서

이야기 하시는 공장장님. 캬아~~~

 

공장장이 되기 직전에 받은 월급이 185만원이었는데 연봉제가 되면서 작년 2006년도에는

연봉에 성과금까지 더해서 우리 회사 직원 200여명중에 사장님과 부사장님 이사님두분

4명 다음으로 돈을 제일 많이 받은 직원이 되었습니다. 해로 입사 6년만에요. 크아...

 

 

열정이 가득하다 못해 막 튀어나와서 눈에 보일 정도고 높은 직책에 회사 내에서도 물론이거니와

거래처나 해외바이어들도 공장장님 하면 엄지손가락을 번쩍 치켜드는데도 매사 늘 겸손하시고

그런 분입니다.

 

자기가 어떠하다는걸 절대 남에게 이야기 하지 않는 분인데 올해부터 사장님의 간곡한 설득으로

한달에 한번 나오는 사보에 이분이 컬럼을 쓰신다고 합니다. 평소에 술자리나 회의에서

한번씩 하는 말씀이 아주 멋지다고 하시네요. 저도 기대 무척 하고 있습니다.

 

그 컬럼이 올라오면 까페에도 올리겠습니다.

 

까페 회원님들 모두 건강하시고 하시는 일 잘되시길 빕니다. 그럼~

출처 : 세이노의 가르침 ^^*)
글쓴이 : null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