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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족 이야기?

noon2dy 2005. 10. 2. 20:36

[신종족이야기]멋진성공 꿈꾸는 ‘여성’독립투사  

[경향신문 2005-06-30 16:15]    

 

 (3) 구스(GOOS·Girls Out Of School)족

 

요즘 인기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 여주인공 삼순이의 직업은 사무직이 아닌 기술직 ‘파티시에’다. 고졸이지만 유학까지 다녀와 고급호텔 베이커리에서 일하는 ‘고급 기능직’이다. 미니시리즈 여주인공의 직업이 대부분 밑도 끝도 없이 ‘사업가’ ‘디자이너’ 등 부티 나는 직업인 것에 비하면 다소 생경하다.

 

사실 그동안 극중 주인공의 직장에서의 역할이나 능력은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설사 특별한 능력을 보여주었다 하더라도 본인의 실력보다는 순간 포착된 아이디어나 상사의 비리를 폭로하는 등 우연에 기초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현실에서는 절대로 인정받지 못할 능력으로 직장에서 성공하는 설정이 재미있기는 해도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삼순이는 다르다. 너도 나도 ‘내 얘기 같아서’ 본다. 삼순이가 현실을 많이 반영한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최근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예비 사회인들 중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빨리 직업을 갖고 돈을 벌고 싶어 하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 그들은 마치 미운 오리가 멋진 백조가 되어 어미 오리의 품을 떠나듯 부모로부터 경제적 독립을 꿈꾸는 구스족이다.

 

구스족은 고교때 공부를 못해서 대학에 못가는 게 아니다. 남들과 차별화되는 특수한 직업을 추구한다. 파티시에 삼순이를 통해 직업이 갖는 고유의미의 변화를 실감한다. 세상의 달라진 가치도 만난다.

 

‘내 이름은 김삼순’의 결말이 어떻게 되든, 삼식이랑 이어지든 이어지지 않든, 삼순이를 통해 중심을 세우고 살아가는 이 시대 구스족의 표상을 본다.〈서일윤〉

 

 

신종족 이야기]빅맘족-치맛바람만 남은 억척어멈들

 [경향신문 2005-07-21 16:24]    

 

 휴가철이다. 아이들을 외국으로 단기연수보내는 치맛바람이 거세다. 요즘 한국에서 출발해 미주나 중국 등 외국공항에 내리는 비행기에는 방학동안 아이를 그 곳에 머무르게 하려는 엄마와 아이들로 가득하단다. 빅맘족들의 ‘때’가 왔다.

 

이들은 20세기 중반, 국제화 혹은 세계화라는 경계 초월 현상을 읽어내고 자신의 자녀를 뒤처지지 않게 키워 보겠다며 유학보낸 숨은 손들이다.

 

1950년대 전후, 추억의 풍경으로 ‘아버지는 책을 읽으시고 엄마는 바느질하며 밥상에 앉은 아이들의 숙제를 도와주는 단칸방’ 풍경이 실린 것을 보았다. 그 시절 그 풍경에도 자식들에 대한 교육열은 여실히 나타난다. 고등학교라도 나와야 한다며 자식을 대도시로 보내고, 농사로 뒷바라지하던 우리 부모님들. 그때는 ‘가족’이라는 아름다운 배경이 존재했다. 그러나 요즘 빅맘족의 모습에는 그저 교육열의 현대 버전이라 지나칠 수만은 없는 앙금이 남는다.

 

유학을 보내지 못하면 방학동안 여행이라도 시켜 자신의 아이들의 경쟁력을 잃지 않게 하겠다는 빅맘 여행족의 갸륵한 의지를 비난하려는 건 아니다. 한달 동안 미국의 아파트와 렌터카를 예약하는 빅맘족들의 씀씀이를 편파적 시각으로 매도하려는 것도 아니다. 세계화, 국제화라는 경계 초월의 시대 가치는 새로운 사상관을 만들어내며 이와 같은 사회 전반의 다양한 현상 뒤에서 영향력으로 존재한다. 대세다.

 

그러나 생각에도 위계가 있다. 모두가 중요한 것들 속에 무엇을 우선으로 할 것인가가 결과를 좌우한다. 이제 휴가철이다. 이번 여행은 일에 지친 아빠들의 휴식과 가족 관계를 다지는 아름다운 프로그램으로부터 시작하면 어떤가? 이 시대의 빅맘은 능력만큼이나 현명해야 한다.〈서일윤 교수〉

 

 

[신종족이야기]폭로족-디지털 시대 악의적 고발자들

[경향신문 2005-07-28 16:15]    

 

폭로가 난무한다. 안기부(현 국가정보원) X파일, 미림팀 불법도청 사건. 돈 때문에 벌어진 이 시대의 일그러진 풍경이 광폭한 파장을 몰고 왔다.

 

일반대중은 명망이나 소신을 피력하는 사람에게 배신을 느끼면서, 묘한 쾌감과 울분을 느낀다.

 

원래 ‘인간(人間)’이란 ‘무엇을 따진다’는 뜻이고 ‘인격(人格)’이란 ‘무엇인가와 다투는 것’을 의미한다. ‘인생(人生)’이란 ‘무언가를 빼앗는다’는 뜻이라고 한다. 이런 근본적인 인간의 모습이 사회적 사건이라는 광풍에 휩싸이면 새로운 종족을 탄생시킨다. 종족이란 환경 변화에 적응하려는 인간 집단의 모습이다.

 

여기저기 빈번히 다루어지는 키워드가 ‘폭로’라면, 이것이 이 시대를 사는 사람들의 메시지이며, 생각의 변화를 보여주는 단서일 것이다.

 

폭로족.

 

이들의 출몰은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소통방법을 만나면서 더욱 활성화되고 있다. 인터넷속 개인의 의견 뒤에는 으레 꼬리말이 줄을 잇고, 인터넷 투표로 의사를 개진하는 참여시대가 열렸다. 이런 변화가 세상을 투명하게 만들며, 이런 시대의 고발정신이 사회를 개선한다.

 

그러나 이 고발이 가진자와 못가진자, 지배계급과 피지배계급, 보수와 진보 집단이라는 이분법적 구별에 근거한 대립과 투쟁에 초점이 맞춰진다면, 그건 고발이 아닌 폭로다. 흑백논리속 투쟁과 폭로는 다원화된 사회에서 각 집단 간의 이해관계를 조화롭게 하는 사유 능력을 해칠 뿐이다.

 

이 세상의 폭로족들에게 당부하고 싶다. 오직 이기기 위한 투쟁의 방법으로 사회적 권리와 의무를 악용한다면, 이는 전통적 덕목마저 와해시키는 살풍경을 초래할 수밖에 없음을…. 조화롭게 발전하는 최선의 세계란 무엇인지 묻고 싶어지는 요즘이다.〈서일윤 교수〉

 

 

[신종족 이야기](10)LSUCE족-자신의 삶을 거칠것 없이 즐긴다

 [경향신문 2005-08-18 16:18]    

 

재미와 창의성은 심리학적으로 동의어라고 한다. 사는 게 재미있는 사람이 창조적이라는 얘기다. 생산과 노동이라는 시대 가치가 소비와 문화로 변모하는 시대임을 실감하게 하는 요즘, 광복 60주년을 맞아 이곳저곳에서 음악회가 열려 여름 밤을 수놓았다. 소리의 충돌을 고민하던 기획자들의 우려와는 달리 성황리에 끝났다고도 한다.

 

앨빈 토플러가 이 시대를 문화의 세기라 했지만, 이제 정치도 경제도 과거의 하드웨어적 발상으로는 성공할 수 없음을 절감하게 된다. 곳곳에서 인간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통해 심도 있는 진단과 대처 능력이 요구되는 시기이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남과 다른 방법으로 새로운 문화적 트렌드를 만들어가거나 즐기려는 젊은이들(소위 2030세대)이 있다.

 

이름하여, ‘LSUCE족(the young generation of ‘Less Spending, but looking for the more Unusual & Cultural Entertainment’ in Korea)’. 이들에게는 돈이 별로 없다. 그것을 개의치도 않는다. 여행지의 숙소나 자신의 집에서 하우스전시회나 하우스파티를 연다.

 

관객과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자신이 알고 있는, 혹은 생각나는 내용을 벽면에 도배해놓은 화폭이나 스케치 북에 그리기도 하고, 디카로 여기저기서 하루 종일 스케치한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러다가 그들 표현대로 ‘필’을 받으면 북, 장구 등으로 즉석공연을 펼쳐 모두가 하나로 어우러지기도 한다.

 

이들에게는 전문가라는 개념이나 경계가 없다. 각자가 다 예술가요, 연주자이고, 구경꾼이다. 삶을 축제로 만들고 주인이 된다.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폭탄주가 없으면 쑥스러워 노래 한곡 부르지 못하는 김씨 박씨 아저씨와 남들이 노래를 부를 때 자신의 노래를 찾느라 노래책에 머리를 박고 있는, 그래서 진정한 의미의 관객조차 되어본 적이 없는 세대를 생각해 보았다.

 

그 세대에 속해있는 나는 이 여름 ‘LSUCE족’을 보면서 저들은 주인공이 되어 보았으니 좋은 관객도 되겠구나 싶은 즐거운 생각을 해보게 된다. 젊음과 그들의 도전이 아름답다.

〈서일윤교수〉

 

 

[신종족 이야기](11)우워족-‘남존여비’가 키워낸 한국여성의 경쟁력

 [경향신문 2005-08-25 16:33]    

 

 LPGA에서 한국 여성 골퍼들이 1위에서 5위까지 휩쓸어 버렸다. 지구 한쪽, 조그만 나라 여전사들의 선전이 놀랍다. 우워족이다.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안 부럽다’는 주장이 실로 공감간다.

 

이런 재미있는 현상을 보여주는 예가 또 있다. 사흘전 한 백화점의 추석관련 설문조사에서 시댁에 보낼 선물보다 처가에 보낼 선물 가격이 정확히 2배라는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딸 가진 이들의 어깨에 더욱 힘이 실리겠다.

 

이런 변화는 노동 사회에서 지식 사회로, 하드웨어 가치에서 소프트웨어 가치로 경제 권력의 원천이 변화하는 모습과 상통한다. 혹자는 부계 중심 사회에서 신 모계 사회로의 변모는 필연적이라고도 한다.

 

환경의 변화는 미의 기준도 바꾸고 불변의 인간상이라는 개념도 무력화시킨다. 이런 시대에 한국 여자가 특히 경쟁력이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분석해 보는 것도 흥미롭다.(분석이란 나누어 생각해 보는 것이며, 이 과정에서 깨달음 하나가 정리된다면 더 많은 우워족을 만들어 낼 수 있으리라.)

 

역사적으로 한국이라는 여성에 대해 제한적이던 한국풍토가 오히려 한국 여성을 강하게 만든 것이 아닌가 싶다. 로키산맥 해발 3,000m 높이에 수목 한계선에서 자라는 나무들은 매서운 바람으로 인해 곧게 자라지 못하고 무릎꿇은 모습을 이룬다고 한다.

 

이 나무들은 열악한 조건에서 생존을 위해 무서운 인내를 발휘하며 지내지만, 공명이 잘되는 명품 바이올린은 바로 이 ‘무릎을 꿇고 있는 나무’로 만들어진다. 아름다운 영혼을 갖고 인생의 절묘한 선율을 내는 사람은 아무런 고난 없이 좋은 조건에서 살아온 사람이 아니라 온갖 역경과 아픔을 극복하는 사람들임을 기억하게 한다.

 

미래를 꿈꾸는 수많은 우워족에게 말하고 싶다. 한 분야에서 최고가 되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다. 그 길은 아름다운 길이고, 치열하고 힘든 길이다. 그 힘든 일을 즐겁게 할 수만 있다면 그게 바로 성공이다. 싫은 일에서 새로운 창조의 힘이 솟을 리 없다.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라.〈서일윤교수〉

 

 

[신종족 이야기](12)점오족-이민·유학후 돌아와보니 문화이질감에 괴로워

 [경향신문 2005-09-01 16:09]    

 

요즘 거리는 지역적 특성보다 어느 나라인지 알 수 없는 국적 불명의 ‘보편성’으로 가득하다. 다양한 국적의 음식점, 세계적 체인망의 커피숍, 명품 매장들로 가득한 백화점… 여기가 프랑스인지, 이탈리아인지 구별이 어려운 곳이 많다.

 

포스트모던 시대의 특징으로 국가라는 경계가 불분명해지고 이데올로기가 영향력을 상실하는 변화는 이처럼 거리 모습에서 극명히 나타난다. 그러나 주시해보면 이같은 현상은 거리뿐 아니라 거리를 배회하는 사람들 모습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휴가철 한국을 찾은 이민자, 방학이 되어 귀국한 유학생, 지사에 근무하다 돌아온 사람이나 가족들, 외국에서 입양되어 살다가 뿌리를 찾으려고 한국을 방문한 사람들을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비영토화 현상, 즉 자신의 영토를 벗어나거나 확장하여 거주하게 된 종족, 그래서 본질적 정체성을 망각하거나 다중 정체성을 갖고 있는 사람들, 이들을 일컬어 점오(0.5)족이라 부른다. 배경에는 이중(二重)문화 사이에 끼인 사람들이라는 뜻과 함께 거주시기의 정도를 구분하는 의미도 내포한다.

 

0.5족’은 한국에서 태어나 살다가 어떤 이유로 외국 거주를 결심한 사람들을 말한다. 태어나긴 외국에서 태어났으나 한국적인 성향을 버리지 않으려는 부모세대의 영향권 안에서 자라난 1.5족, 2.5족, 3.5족 등으로 차별화해보면 이들의 고민과 갈등의 모습도 각양각색으로 드러난다.

 

인간은 자라면서 그 존재 사회의 가치체계나 가치기준의 영향을 받아 생성된 그 사회만의 사고방식에 길들여진다. 각기 다른 두 개의 가치체계 사이에서 고민하는 점오족들을 이해하고 수용하려는 우리 모두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갈등은 다름을 인정하는 것에서 출발한다고 한다. 지난 달 25일 개성시범관광이 시작됐다. 한국인 뿌리찾기의 바탕을 이루는 이 작업도 세계적 보편성과 함께 점오족의 한 대목을 이루는 것이다. 남과 북, 한국적인 것과 세계적인 것. 이 두 개의 자를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과 문화적 충격을 이해하고, 세계의 보편성속에서 한명 한명의 명품 한국인을 만드는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할 때가 왔다.

〈서일윤교수〉

 

 

 

[신종족 이야기](13)월수목족-세상에 얽매인 주3일 음주족

 [경향신문 2005-09-08 16:15]    

 

우리가 자신만의 라이프 스타일을 선택할 때는 많은 요인들을 배경으로 한다.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를 결정하고,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도 선택해야 한다.

 

최근 주5일 근무제 실시 후 직장인들의 술 마시는 회식자리가 월, 수, 목요일로 정형화되고 있다고 한다. 바로 월수목족이다.

 

월요일은 주말동안 가족에게 당한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서 마시고, 수요일은 월·화요일에 비해 자신의 업무를 가장 힘들게 느끼는 날이어서 마신다. 목요일은 금요일에 술을 마시고 뻗어버릴 경우 토요일이나 일요일에 부인과 아이들에게 엄청난 구박을 받기 때문에 미리 마셔두는 것이라는데….

 

사실 한국 남자들의 술마시기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들의 술자리는 직장이나 사회에서의 상처 치유와 안정을 찾으려는 집단적 시도처럼 보이기도 한다. 가족들은 ‘자신 찾기가 그저 동료와의 술 한잔이냐’며 현실적 한계를 안타까워 하겠지만, 그럼에도 월수목족의 출현에서 우리 ‘아빠’들의 변화의 조짐을 읽는다.

 

한국사회의 네트워크 구조를 보면 시민형 10%, 동료형 20%, 연고형 30%, 가족형 40%로 월수목족은 가족형 40%에 해당된다. 한정된 제약 속에서 가족과 자신의 욕구를 함께 안배하려 노력하는 일군의 집단으로 풀이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 월수목족과 대화해보면 가족과의 시간조차 또 다른 과업이라 여기며, 다른 형태의 노동의 연장이라 생각하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주5일 근무제는 18세기 산업혁명 이후 투쟁을 통해 얻은 소중한 것임에도 아직 우리 모두 그 시간을 경영할 방법을 모르는 것이 아닌가 싶다.

 

삶의 질을 중시하고, 질적 풍요를 추구하는 시대적 변화에 발맞추어 폭탄주와 고스톱이 아닌 자신만의 여가 스타일을 디자인할 때다.

〈서일윤교수〉

 

 

[신종족이야기](14)돌찾사족(돌아갈 곳을 찾는 사람들)

 [경향신문 2005-09-22 16:15]    

 

인간의 유전자 속에는 원초적으로 회귀본능이 각인돼 있는 듯하다. 해마다 맞는 추석이지만 올해도 어김없이 귀향, 귀경행렬로 오고가는 길이 붐볐다. 5시간, 10시간 도로에서의 기다림을 마다하지 않고 이들이 고향을 찾는 이유는 돌아갈 곳에 대한 원초적 그리움이 작용한 탓이 아닐까. 추석 귀성길에 늘어선 차량의 행렬만큼 우리 모두는 돌아갈 곳을 찾는 ‘돌찾사족’이다. 인생의 이모작, 삼모작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수명 연장의 시대에 우리가 종국 돌아가고 싶은 곳은 어디일까?

 

시대 변화는 우리의 미덕이었던 가족과의 유대, 가족의 일원으로서의 전통적 의무나 사회적 의무는 약화되고 가족 연고주의라는 전통적 정체성이 사라지는 현상, 즉 가족과 집의 고유한 의미가 퇴색되어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는 곳, 근원적 안식을 주는 곳으로 회귀하려는 인간의 본능은 여전하나 정작 갈 수 있는 곳은 점차 사라지는 변화를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물질 문명은 우리 모두에게 그 혜택만큼 피로감을 주며, 부대낌의 번잡함은 정신적 위안을 주는 피난처를 찾아 나서는 발걸음을 재촉한다.

 

많은 신종족을 회귀 본능의 본질로 분류해보면, 첫째, 자연으로의 회귀, 둘째, 인간 본연으로의 회귀 등 두 가지로 집약된다. 자연으로의 회귀는 건강과 지구 관점, 타인과의 공존을 모색하는 이타적 관점의 회복이라는 큰 추세로 나타나며 웰빙족이나 지구를 지속 가능한 것으로 지키려는 로하스족 등이 대표적이다. 인간 본연으로 회귀하려는 큰 흐름은 개성의 존중, 자기 내면의 모습을 정직하게 드러내려는 다양한 양상의 종족 발현의 근간을 이룬다. 자신만의 공간으로 칩거하는 종족, 직업·여행·디지털 등의 영향으로 방랑하는 노마드족, 자신을 벼랑 끝에 세우는 익스트러머족 등…. 이처럼 다양성으로 대표되는 현대인들이지만 그들 모두의 내면에는 돌아가 쉬고 싶은 곳에 대한 열망이 숨어 있다.

 

오늘 내가 진정 돌아가고 싶은 곳은 어딘지, 그곳을 예비하기 위하여 무엇을 시작해야 하는지 결실의 계절, 가을 저녁에 가족들과 함께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지길 제안한다. 돌아가고 싶은 곳은 오늘 씨를 뿌리고 다시 풀을 뜯어주고 자라게 하는 노력을 통해 예비된다.

서일윤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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