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Battery -/『 내 일 터 』

세계일보 12월 31일자

noon2dy 2009. 1. 5. 16:11

 

 

[가자! 세계로] 풍력발전 타워 시장개척한 동국S&C
2001년 벼랑끝 상황서 풍력타워 사업 진출
'맨땅에 헤딩' 7년만에 매출 3200억원 달성
타워 완제품 납품·기술투자가 '경쟁력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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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풍력발전기용 타워 생산업체인 동국S&C의 근로자들이 철관을 용접하고 있다. 한국의 철관 용접과 도색 기술은 중국보다 뛰어나고 가격 경쟁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세계일보는 온·오프라인 공동기획으로 ‘글로벌 리뷰’ 시리즈를 시작한다. 글로벌 리뷰는 기존의 평면적인 편집 일변도에서 탈피한 입체적인 기획 시리즈가 될 것이다. 이를 위해 사진과 동영상은 물론 그래픽 등 다양한 자료를 지면 제약이 없는 인터넷에 동시 서비스함으로써 온·오프라인 신문을 상호 차별화하는 크로스오버(Crossover)의 전형을 보여주고자 한다. 이번 시리즈는 글로벌스탠다드를 선도하는 혁신성과 상상력, 친환경, 성공스토리 등이 주요 취재대상이다.


    일본에 밀리고 중국에 뒤처지고…. 한국의 제조업은 일본과 중국 사이에 끼여 샌드위치 신세가 되고 있다. 그래서 ‘샌드위치론’은 한국 제조업의 한계와 과제를 표현하는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뒤집어 생각하면 중국에 비해 품질에선 우수하고 일본과 비교하면 가격경쟁력이 뛰어난 게 우리 제조업이다. ‘역샌드위치론’으로 위기를 돌파하는 산업현장을 찾아나섰다.

    취재진이 풍력발전기 타워 제작 전문업체 동국S&C 포항공장을 방문한 건 지난해 12월 15일. 공장 안에 들어서자마자 두꺼운 강철판을 구부리는 작업을 하는 초대형 롤링기계가 눈에 들어온다. ‘키리리링∼’, ‘쾅’ 철판으로 원통형 관을 만들 때 나는 소리는 공장 안에 활력과 팽팽한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옆 작업장에서는 지름 4m가 넘는 거대한 철관(鐵管) 안에서 불꽃을 튀기며 용접작업이 한창이다.

    국내 최대의 제철도시라는 포항도 불경기를 피해갈 수는 없는 듯 많은 공장이 1주일이 넘는 연가를 계획하는 등 어려움에 직면했지만, 동국S&C는 외국에서 수주한 제품 납기를 맞추기 위해 잠시도 쉴 틈이 없다.

    ◆친환경 사업에서 회생의 길 찾아=동국 S&C가 2008년 생산해낸 풍력발전기용 타워는 1.5∼3㎿급 600여개로 1.5㎿급을 기준으로 환산하면 1200개에 달한다. 이는 단일 공장의 연간 생산량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동국S&C의 2008년 매출액은 3200억원(추정치)이다. 이처럼 친환경 사업에서 진가를 발휘하는 동국S&C가 오늘날과 같은 우량회사로 거듭나리라고 기대했던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불과 7년 전 모기업인 동국산업이 IMF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돈만 까먹는 철구조물·건설·엔지니어링 분야를 구조조정 차원에서 분리한 회사가 동국S&C다. 분사를 앞두고 150여명에 달하던 사무직원은 15명으로 줄었고, 노조는 파업에 나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미국 수출 제품에는 클레임까지 걸렸다. 

    하지만 위기는 기회가 됐다. 문제 해결을 위해 미국을 방문한 동국S&C의 장기형 상무는 텍사스에서 거대한 풍차들이 줄지어 늘어선 장면을 목격했다. 국내에서는 접하지 못했던 풍력 발전기였다. 장 상무는 풍력 발전기의 기둥이 철제인 것을 보고 ‘깨달았다’는 뜻의 ‘유레카’를 외쳤다.

    당시 거대한 철제 타워를 생산해 본 적도, 제작 설비도 전혀 없었지만 동국S&C는 그동안 쌓은 철구조물 제작 노하우라면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미국 민간 전력회사 FPLE로부터 납품 계약을 따낸다. 계약은 따냈지만 장비를 구매할 자금도 넉넉지 않고, 장비를 파는 곳도 없는 상황. 동국S&C는 FPLE에서 받은 타워 도면 한 장을 펼쳐놓고 모든 생산시설을 자체적으로 만든다. 이렇게 만든 설비로 2001년 타워 50개를 납품하는 데 성공한다.

    ◆생산성·품질 향상을 위한 노력=타워를 만드는 작업은 철판을 둥글게 말아 철관을 만들고, 용접한 철관에 플랜지를 부착하는 것부터 시작된다. 철관 10여개를 하나로 이어 섹션을 만든 후 비파괴 검사를 거치면 제작 라인 공정은 완료된다. 만들어진 섹션은 도장 후 이틀간 건조한 뒤 내부 플랫폼을 설치한다. 이렇게 완성된 섹션 3∼4개를 하나로 이으면 높이가 최대 110m에 달하는 타워가 된다. 대부분의 공장에서는 섹션 상태로 납품하지만 동국 S&C는 복잡한 전기 배선까지 직접 한다. 이것이 경쟁업체들이 흉내 내기 어려운 동국S&C의 경쟁력이다.

    사실 타워를 제작하는 공장 안의 근로자들은 동국S&C의 직원이 아닌 ‘소회사’의 직원들이다. 2000년 파업에 나섰던 노조원들은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파업을 풀고 사측과 10개의 ‘회사 내 회사’를 만드는 데 동의했다. 실적에 따라 임금을 지급하는 시스템을 구축한 것. 이로 인해 소회사 간의 능률 경쟁이 일어났고 생산성이 높아지게 됐다.

    동국S&C는 기술개발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매년 일본인 기술자를 초청, 품질향상 재교육을 하고 있다. 외부의 객관적 시각으로 문제점을 바라보기 위한 방안이다. 발주 회사의 입장에서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노력도 이에 못지않다. 무게 수십 톤, 길이 수십 미터에 달하는 타워 부품은 다른 철골 자재처럼 겹쳐 싣지 못하기 때문에 화물선 적재량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점에 착안한 동국S&C는 2005년 2단 적재 기술을 개발, 발주업체가 운송경비를 절감하도록 했다.

    벼랑 끝에 몰렸던 동국S&C는 남들보다 한발 앞선 친환경 산업 진출과 끊임없는 생산성 향상 노력으로 결국 우량회사 반열에 올라섰다. 회사는 2007년에는 1억달러 수출의 탑을, 2008년에는 신재생에너지대상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동국S&C의 정문 옆 60m 높이의 풍력발전기 타워에는 ‘꿈, 환경, 미래’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 해질녘 석양빛을 받은 세 단어가 유달리 눈에 띈다.

    포항=글·사진 엄형준 기자 t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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